진정으로 보는 것은 심안으로 보는 것이다

장효원 요셉 신부 | 성요셉요양병원 원장

동명 본당 주임 신부로 부임하고 있을 때 시각장애인 선교회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한티에서 피정을 하고 싶은데 동명성당 교육관을 사용해도 되느냐는 문의였습니다. 침 교육관이 비어 있어서 흔쾌히 허락을 했습니다.
고맙다고 말씀하신 회장님께서 잠시 머뭇거리시더니 부탁하는 김에 캠프파이어를 하고 싶은데 그것도 가능하냐고 물으셨습니다. 일정상 별 무리가 없어서 그리하라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약속한 날이 되자 그 분들이 오셨고 피정을 마치고 캠프파이어를 하고 있을 때 조용히 다가가 물어 보았습니다.
“오늘 재미있으셨나요” 그러자 그 분들이
“네, 참 재미있고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왔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분들은 시각장애인들인데,
“그러면 도대체 무엇을 보셨나요”라고 다시 묻자 그 분들이,
“아름다운 자연과 좋은 사람들, 그리고 아름답게 꾸며진 십자가의 길을 보고 하느님을 만나고 왔습니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 다 보고 오셨냐고 다시 묻자 그 분들이 마음으로 느끼면 다 볼 수 있고 다 느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피정을 마치고 돌아가신 다음 그 분들이 하신 말씀이 많은 것을 묵상하게 만들었습니다.<대구주보 2014.03.30 사순 제4주일 주일의 말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