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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순교자의 성월이 되니 한티에 성지순례를 하던 일이 생각이 난다. 내가 대학생 때의 일이다. '빨마클럽'이라는 가톨릭 대학생 서클이 있었다. 내가 창립 회장이었다. 처음 경북대학교 가톨릭학생회 간부들로 레지오 마리에를 조직하여 활동을 하다가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만든 것이다. 창설 연대는 기록이 없어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958년경으로 기억된다.
성지순례는 1959년(?)에 감천리 교회묘지를 순례한 것이 시초였다. 프랑스의 '팍스 로마나'를 본 딴 것이다. 빡스 로마나는 대학생, 교수 등 가톨릭 지성인들의 국제적인 조직 이름이다. 프랑스의 빡스 로마나는 해마다 파리에서 모여 샬트르까지 한 주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도보행진을 하며 대회를 갖는다. 우리도 이것을 본따서 시작하였다. 당시 대구에서는 별다른 성지라 할 만한 곳이 없어 감천리 교회묘지에 모셔저 있던 순교자무덤을 목표로 삼았다. 이 순교자 무덤은 지금 대구 신천동 복자성당에 옮겨 모셨다.
첫 해에는 20여명의 빨파클럽 회원들만 참여하였다. 성모당에 모여 순례행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지도신부님의 강론을 듣고 묵상테마를 받아 묵상과 묵주의 기도를 하면서 30분 정도 걸었다. 그 다음에 또 다른 묵상자료를 받고 간단한 강론을 듣고 처음과 같이 하였다. 이렇게 가다가 쉬면서 강론을 듣고 또 걸으면서 묵상을 했다. 감천리에 도착해서는 미사를 드리고 이날의 행사를 마쳤다.
첫번째 성지순례에는 김수환 추기경님(당시 주교비서), 작고하신 신상조(스테파노)신부님이 함께 하셨다.
다음 해의 제2회 순례 때에는 김규태(디모테오)신부님께서 미사 강론을 해 주셨다. 제2회 순례는 친구들을 초대하여 50~60명이 행진을 했다. 조금 확대 개방을 한 셈이다. 이것이 마지막으로 1961년 제3회 순례부터 대구교구의 공식순례행사로 되어 그 주도권을 교구평신도협의회로 이관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순교자성월의 순례행사는 1979년부터 대학생연합회로 이관되었다가 오늘날 교구의 지구별 순례행사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순례목적지도 감천리에서 오늘의 한티로 옮겼는데, 그 정확한 년도는 모르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