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惡)의 뿌리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I서 6/10>  말씀이다.

그렇다면, 돈은 나쁜 것인가? 아우구스티누스는 돈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로마 제국에서는 주인이 노예를 방면해 주는 권한이 있었는데, 자선을 베풀기 위해 노예들을 사서 풀어 주는 관습이 있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교구에 재산이 많다면 그 재산을 다 팔아서라도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노예들을 풀어 주고 싶다고 했다. 돈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좋게도 또는 나쁘게도 될 수 있는 것이다.

돈은 수단일 뿐 돈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돈은 가치중립적(價値中立的)이다. 돈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다. 따라서 돈 자체가 목적이 된다면, 아우구스티누스의 표현에 따라 사용의 대상이 아닌 향유의 대상이 된다면 문제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돈을 벌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지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세월호 침몰 등 많은 인재(人災)들에서 드러나듯이 인간의 생명보다 돈이 우선시되는 일들도 있다. 돈이 향유의 대상이 되는 순간부터 왜곡이 시작되는 것이다. 돈이 인간보다 하위이며 인간을 위해 사용해야 할 대상이지, 인간보다 상위로 두어 향유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