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주기 (Life Cycle)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 교실 최 영

전반적 학습 목표

  • 삶의 주기의 개념을 이해하여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횡적, 종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닦는다.

구체적 학습목표

  • 개인의 삶의 주기와 타인의 삶의 주기가 연관되어 일어남을 이해한다.
  • 삶의 주기의 이론을 알아본다.
  • 생물심리사회 모형 안에서 종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발달을 이해한다.
  •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다면적인 발달학적 접근의 필요성을 안다.

개 요

1. 삶의 주기

인간의 삶은 서로 연관되어 맞물려 일어나는 생활사의 연속이다. 이러한 삶의 주기는 모든 행동을 생물학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문화적 변인 사이의 상호관계로 이해하는 생물심리사회 모형(biopsychosocial model)의 맥락 하에서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

2. 의료와 삶의 주기

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그 개인, 혹은 가족의 스냅사진을 보는 것과 비유된다. 개인과 가족, 그리고 그가 처한 사회-문화적 환경은 개개의 고유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환자의 주된 문제를 파악하고, 가장 적절한 치료계획을 수립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진행될 것인가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과거의 역사와 그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모든 정신과적 질환은 발달의 맥락 아래에서 발생한다. 각각의 발달 단계에 따라 특징적인 생활사건이 있고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있다. 어떤 행동은 특정 나이에서는 정상적이지만 다른 나이에서는 비정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러한 행동과 상호 작용은 세대를 내려가면서 반복되는 것이 자주 관찰된다. 이것은 단순한 유전적 현상으로 간주할 수도 있지만 양육과 환경의 영향이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유전과 환경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진료현장에서 이러한 서로 다른 영향들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선택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인간이 성장해 가면서 속해있는 사회가 점차 확장되어간다. 유아기에 한 사람의 주된 양육자, 주로 엄마에 제한되었던 관계가 성장하면서 점차 가족, 학교, 지역사회, 국가, 세계로 넓어져 간다. 즉 관계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와 정신과적 문제들은 관계(relationship)에 있어서 이차적 문제를 초래하고 이 대인관계의 문제가 보다 많은 어려움을 발생하게 한다. 예를 들어 학습장애아동에서 정신질환이 증가하고 조기 발병한 정신분열증 환자에서 인격 문제가 있다는 것 등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발생하는 모든 질환은 심리적 요소와 신체적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심지어 신체적 질환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질환의 회복의 속도와 정도, 그리고 그후 발생하는 장애(disability)도 신체적, 심리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인간의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있어 다면적인 발달학적 접근(multilevel developmental approach)이 필요하다.

3. 삶의 주기에 관한 이론들

1) Sigmund Freud

2) Carl Gustav Jung

3) Harry Stack Sullivan

4) Erik Erikson

5) Jean Piaget

6) Daniel Levinson

7) George Vaillant

삶의 주기의 단계

1. 삶의 주기의 시작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기 전에 이미 개인의 삶에 대한 각본은 시작되고 있다고 본다. 부모는 서로 비슷하거나 상호보완적인 생활관습, 배경, 관심사, 교육정도, 성격, 그리고 삶에 대한 견해 등에 의해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자들이 출생하는 자녀의 삶에 영향을 주게된다.

2. 임신과 탄생

수태가 이루어진 후에도 부모의 임신과 출산, 양육에 대한 기대와 이러한 것이 충족되는 정도는 개인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일단 임신이 이루어지면 유전적 인자들이 태아의 생물학적 가능성을 결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임신과정에서 적절한 산전 양육(antenatal care)을 받는가의 여부에 따라 출생시 체중과 주산기 합병증의 빈도가 결정된다. 이러한 합병증은 나중에 부모와 자녀간의 유대관계 형성(bonding)에 영향을 주게된다.

출산 후 어머니가 우울증을 앓게 되면 모자간의 상호작용에 문제가 생겨서 아기가 괴로움을 겪고 상호작용을 피하게 되는데, 이는 다시 엄마의 접근 빈도와 유형에 영향을 주게 된다. 어머니의 우울은 아이의 인지발달에 지연을 초래하고 애착의 문제를 일으킨다.

3. 영유아기

1) 기질 (temperament)

아이의 기질이 부모의 기대나 자녀를 다루는 능력과 맞느냐(fit 부모-자녀간의 궁합)가 개인의 미래와 생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2) 애착 (attachment)

애착이란 아이와 주된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의 질(quality)을 일컫는다. 울고 매달리는 것과 같은 초기의 애착행동(attachment behavior)이 양육자의 관심과 양육행동을 증가시키고 어머니와의 애착형성을 도와준다. 수용시설에서와 같이 다수의 양육자에 의해 키워지거나 어머니가 자신의 발달에 결함이 있었거나 우울증에 의해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 이러한 애착형성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 초기에 이러한 애착형성에 실패한 경우 나중에 공감하는 능력, 그리고 가깝고 따뜻하며 상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에 결함이 생긴다.

4. 소아기

이 시기에 전환적인 사건은 학교에 가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 입학하면서 친구를 사귀게 되고 집단 관계를 형성하면서 아동의 사회 세계(social world)가 더욱 확장된다. 학교는 성인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준비시켜주는 사회적으로 처방된(societally prescribed)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과를 방문하게 되는 소아기의 많은 문제들은 발달 단계 혹은 아이의 양육자의 기대와 연관된다.

5. 청소년기

사춘기(puberty)란 초기 청소년기에 일어나는 생물학적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생물학적 변화와 더불어 추상적(abstract), 그리고 명제적(propositional) 사고 능력이 생긴다. 자신의 부모로부터 심리적 독립이 일어나서 친구 관계가 가족 관계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아주체성(ego identity)를 확립하고 가족이외의 사람들과 사랑하는 관계를 만들어나가며 성적 혹은 공격적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6. 성인기

1) 결혼

성인기는 신체적, 생산적, 그리고 인지적인 최고조의 상태에 도달한 시기다. 사랑하고 성적으로 만족스러운 대인관계를 통하여 친밀(intimacy)의 능력이 생긴다. 자녀의 탄생으로 인한 어버이 역할(parenthood)은 자기자신의 조기 갈등이나 가족내 역동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장기간의 교육기간이 필요한 경우나 중류나 상류 사회 가족의 자녀에서 결혼을 연기하는 경향이 있다.

2) 직업

성인으로서의 주체성은 자신이 하는 일에 영향을 받는다. 부모, 배우자, 그리고 직업인으로서의 시간과 에너지에 대한 경쟁적인 요구는 이 시기의 주요한 스트레스가 된다.

그러므로 실직은 그것이 어느 때에 일어나던 간에 심각한 생활사건이 된다. 정년 퇴직과 같이 계획된 경우보다 직업상실이 예상되지 않았고 개인의 통제를 벗어나서 발생한 경우에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자존심(self-esteem)의 상실과 자기개념(self-concept)의 변화가 초래된다.

3) 이혼

이혼한 부부는 여러 가지 수준에서 상실을 경험한다. 상대방, 결혼에 대한 기대(대개 지나치게 이상화된), 자신감, 경제적인 안정, 기혼이라는 상태, 정규적인 성 관계 상대, 자녀와의 규칙적이거나 지속적인 접촉 등을 잃게 된다. 부모의 이혼은 자녀의 성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부부갈등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경우보다는, 이혼하여 따로 사는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보다 괴로움을 덜 느끼고 문제발생이 적다.

4) 불임(infertility)

약 15%의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 이 경우 자신이 결함이 있다는 느낌, 낮은 자존심, 우울을 유발한다. 자신에 대한 비난은 심리적 문제의 발생을 증가시킨다. 이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7. 중년기

질병과 죽음에 대한 문제가 이 시기에 중요하게 떠오르기 시작한다. 직업과 배우자 관계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변화가 중년의 위기(midlife crisis)를 불러와서 자신에 대한 회의, 스트레스, 불안, 초조 혹은 우울이 동반되기도 한다. 심각한 신체질환, 배우자의 사망, 부모봉양에 대한 책임, 실직이나 진급실패, 성인이 되어서도 의존적인 자녀 등이 이러한 중년의 위기 원인이 된다.

이 시기의 여성에서 빈 둥우리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이 발생한다. 자녀가 가정을 떠났다, 배우자가 직업문제로 같이 있는 시간이 적어졌다, 폐경으로 생식능력이 상실되고 상징적으로 여성다움(womanhood)을 잃었다, 자신을 위한 일과 돈이 없다는 등의 문제가 원인이 된다. 현대에 이르러 생긴 사회적 변화, 예를 들어 직업적 성취 후에 나이 들어 임신하는 경향, 호르몬 대체요법, 남성의 실업 등으로 이러한 경향은 감소하는 추세이다.

8. 노년기

점차적으로 신체적, 인지적 능력이 감소함과 동시에 급성 및 만성 신체질환의 발생이 문제가 된다. 특히 퇴직은 인간 발달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자신이 더 이상 쓸모 없게 되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경험은 친구나 가족의 지지와 같은 유용한 사회적 자원의 정도에 따라 좌우된다. 노인의 건강에 대한 평가를 할 때에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노인도 유아와 마찬가지로 개인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9. 죽음과 사별(bereavement)

비탄(grief)이란 사별과 동반되어 내적 외적으로 표현되는 심리적, 정서적 과정을 일컫는다. 애도(mourning)란 대략 비탄(grief)과 유사하나 사별 후에 정상기능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치게 되는 문화와 연관된 사회적 인지적 과정을 말한다. 병적인 애도(pathological grief)는 이 애도과정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탄의 표현이 지연되거나 만성화된다. 사별이란 말 그대로 죽음에 의해 누군가가 이별한 것을 말하며, 애도상태에 있음을 뜻한다.

Elizabeth Kubler Ross는 1) 충격과 부정(shock & denial) 2) 분노(anger) 3) 협상(bargaining) 4) 우울(depression) 5) 수용(acceptance)의 5단계로 죽음에 대한 심리반응을 요약하였다.

결 론

개인의 삶의 주기는 타인의 삶의 주기와 상호 작용한다. 상호 연관되어서 움직이며 양방향으로 변화를 초래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분자 수준에서부터 사회전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한가지 수준에서의 중재는 모든 다른 수준의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한 인간을 횡단면적 관점(cross-sectional view)에서 보는 것은 개인과 그 개인의 현재 상태에 대한 순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뿐임을 명심한다.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위한 보다 최상의 중재(intervention)를 위해서는 역사적인 혹은 종적(longitudinal) 조망을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1997): 인간의 발달. 신경정신과학, 하나의학사 35-54

Egan JH (1987): The life cycle. Behavioral Science. Wiener JM(ed), John Wiley & Sons, Inc., 105-116

Kaplan HI & Sadock BJ (1998): Human development throughout the life cycle. Synopsis of Psychiatry, 8th ed, Williams & Wilkins, 16-75

Puri BK, Laking PJ, Treasaden IH (1996): The life cycle. Textbook of Psychiatry, Churchill Livingstone, 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