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협의회,「사회복지」제135호(1997),pp.7-19.

社會福祉理念과 共同體 精神
Social Welfarism and the Spirit of Community

    박 석 돈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I. 序 論

사회복지란 "인간의 사회적 욕구(기본적 욕구)를 국가가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이를 충족시켜 주고자 하는 제도, 시책 또는 실제"를 말한다.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오히려 침해당하는 사례가 많고 [보이지 않는 손]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그 자체로서는 이러한 조정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본주의의 이러한 모순을 타파하고자 등장한 사회주의 또한 이미 세계 도처에서 그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자본주의도 아니오 사회주의도 아니면 이제 인류는 어디서 그 가능성을 찾아야 할 것인가?

사회복지주의는 자본주의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그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보자는 일종의 수정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다. 사회주의나 수정자본주의가 다 같이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자를 없애 보자는 목표는 같으나 그 방법과 수준이 다르다. 사회주의는 평등을 요구하지만 자본주의는 차등을 요구한다. 수정자본주의는 어느 정도의 차등을 인정한다. 사회복지주의는 최저한도의 생활수준까지는 평등을, 그 이상은 차등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 차등의 적정 선을 설정한다는 것은 결코 용이하지 않다. 이를 위한 변수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어쩌면 그 적정 선을 영원히 찾지 못할는지도 모른다.

자본주의는 성장을 지향하고 사회주의는 분배를 지향한다. 자본주의는 자유를 지향하고 사회주의는 평등을 지향한다. 이러한 상호 모순개념이라 할 수 있는 성장과 분배, 자유와 평등이 조화를 이룰 때 평화를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사회가 하나의 공동체가 될 때 가능해 질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한계점을 밝히고 사회복지의 이념이 추구하는 이상과 공동체 정신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II. 社會福祉理念의 擡頭

1. 問題의 發端 : 資本主義

17,8세기에 자유와 평등을 외치면서 일어난 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 혁명의 여파로 봉건체제는 무너지고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근대자본주의 체제를 형성시켰다. 이렇게 시기적으로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이 발단이 되어 大地主와 領主로부터 자유권을 쟁취한 농민들은 해방을 얻어 도시로 모여들었다. 이것은 마치 미국의 남북전쟁후 노예해방을 맞은 흑인 노예들이 자유민으로서 농장주와 새롭게 계약을 맺어 그전보다 더 악랄하게 노동력이 착취당하거나 아니면 대부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던 모습과 흡사한 현상이 산업혁명후 영국에서 일어났다. 그것은 방직기와 증기기관의 발명이 공장공업을 발전시켰고, 대규모의 공장은 일시에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농민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모여들었던 것이다.

농민들의 도시 이주가 계속되자 노동력은 과잉 공급을 가져왔고 자본가와 노동자는 자유민 대 자유민으로서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노동계약을 맺었고 노동시장은 노동력의 과잉공급현상을 가져 왔고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저임금과 노동시간의 연장을 초래했다. 이렇게 되니 가장(家長)의 임금만으로는 가족들의 생계유지가 어려워 부녀자와 아동들까지 노동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임금은 더욱 더 하락했다. 그래서 결국은 커다란 사회문제를 유발했고, 마침내 국가는 자유방임에 의한 자유주의 경제가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의 착취를 조장하는 비인도적 제도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 결과 공장법이 탄생되었다(邊時敏,1983;24). 이것이 정의에 입각한 최초의 노동자보호법 이었다.

근대사상에서 정의는 바로 평등과 동일시된다. 봉건제도를 무너뜨리고 성립한 근대 시민사회의 법 제도는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라는 당시의 시대사조를 배경으로 하여 개인을 봉건적인 여러 구속으로부터 해방하고,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며, 그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것을 지도원리로 하여 출발하였다. 따라서 근대법에서는 무엇보다도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강조되었다.

근대법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인격절대주의]를 배경으로 하는 [개인주의적 법원리]에 의하여 그 체계가 세워져 있다. 이와 같은 자유인격의 원칙은 사유재산제도 및 자본주의 경제조직을 기반으로 하여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시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인정한다. 즉, [소유권 절대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 [과실책임의 원칙]이 그것이다. 이러한 개인적 자유주의의 원칙이 자본주의 발달의 원동력이 되었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경쟁체제이다.

근대 사법은 모든 개인을 자유로운 인격자 즉, [권리의 주체]로 보고 계약의 자유를 보장하고 개인의 자유로운 계약에 의해 취득하는 재산권에 대해서 절대성을 인정함으로써 근대사회가 지향하는 이상인 자유와 평등의 조화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근대 사법은 초기에 있어서는 평등 보다 자유를 더 강조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삼았던 것이다. 즉, 자유가 주(主)이고 평등이 종(從)인 것이었다.

19세기 말 이래 자본주의의 고도의 발달로 근대 사법의 기본원리는 새로운 국면에 부딪히게 되었다. 즉, 자본주의가 진전됨에 따라 사람들 사이의 빈부의 차이는 점점 커져 갔고, 노동자와 자본가의 계급대립은 격화해 갔으며, 구체적인 인간은 결코 자유도 평등도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해져 갔다. 즉, [계약의 자유]는 한 낱 [가진 자]의 무기가 되어 버렸고 [가지지 못한 者]는 계약자유의 원칙이라는 미명아래 점점 [계약의 자유]를 잃어 갔다.

2. 社會主義的 代案

봉건사회에서의 신분상의 차별이 이제 부에 의한 새로운 계급갈등으로 바뀌어 갔고 평등의 이상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유린되는 현상을 가져 왔다. 마침내 재산권이 자유와 만날 때 사회적 갈등과 소외현상이 심각해지고 거기에는 자유도 평등도 평화도 없게 됨을 깨닫게 되었다. 개인의 소유권을 부인하고 재산의 관리를 사회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생겨났다. 여기서 국가는 현실적인 불평등을 직시하고 실질적인 자유나 평등을 이루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되었던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직면하게 되는 다수 노동자들이 비참하고 절박한 상태에서 비인간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는 이러한 사회악을 제거하기 위해 등장한 사회주의는 사유재산제도 자체를 파괴하고, 그 대신 개인재산을 모든 사람의 공동재산으로 하고 그 관리는 국가나 공공단체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산의 공유화는 국민에게 부의 공평한 분배를 가능하게 하므로 사회악을 근절시킬 수 있다는 논리에서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다(LeoXIII,Rerum Novarum,7). 즉, 자유를 포기하고 평등을 취하자는 것이다.

평등의 개념은 자유의 개념과 함께 인류사회가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이지만 자유 가 재산권과 만날 때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평등의 가치를 침해한다. St. Thomas Aquinas는 평등은 개개인이 동등하게 취급될 때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처우가 정의와 공익을 바탕으로 하여 결정될 때 이루어진다고 했다. 따라서 St. Thomas에게 있어서는 정의의 관념은 평등을 전제로 하고 있다(朴錫敦,1983;14).

평등이 오늘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사상의 구현과 그 결과로 야기된 부의 불평등 분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근대 여러 시민운동에서 부르짖은 자유, 평등, 박애라는 가치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붙잡을 수 없는 한 마리의 파랑새인지도 모른다. 자유와 평등은 상호모순개념(antithesis)이기 때문이다.

평등은 개인의 발전에 대한 사회적 제재를 의미한다. 평등은 공동선을 위해 부와 권력의 극단적 측면을 억제하는 것이다. 만약, 개인의 자유를 제한 없이 허용한다면 이는 필연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게 될 것이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강자가 자기의 권력과 재력을 제한없이 자유롭게 휘두른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빼앗기고 인권은 침해될 것이다. 그래서 Tawney는 "곤들매기의 자유는 피라미에게는 죽음이다"고 묘사했다(김종철역,1982;202-203).

인류는 봉건시대의 신분적 지배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쟁취하는데는 성공하였으나 그 자유가 [계약자유의 원칙]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경제적 피지배를 강요하였다. 개인주의적 자유주의가 근대자본주의를 크게 발전시켰고 인류문명의 발달과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결과는 인간사회를 소수의 유산계급과 다수의 무산계급으로 양분시켜 버렸다. 절대빈궁자들에 대한 구제는 오로지 가진 자들의 자비심에만 의존하게 되었고, 극단적인 곤궁에 처한 이들 가난한 대중들을 상대로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가 팽배해 갔다(박석돈,1983;12). 그러나 사회주의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해결책은 합법적인 재산소유권을 박탈하고, 국가의 기능을 지나치게 확장시켜 가정의 내부문제에까지 개입하는 등 사회를 철저하게 혼란시킬 뿐이다(Rerum Novarum,8;21). 이러한 사회적 위기에 직면하게 되자 자본주의 자체 내에서 체제유지를 위한 대안으로 자본주의를 수정하는 사회복지의 제 방안을 내 놓았다. 이렇게 볼 때 사회주의나 수정자본주의 또는 사회복지의 이념들은 다 같이 자본주의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3. 第3의 代案 : 修正資本主義로서의 社會福祉理念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해지고 있는 소유권 제도가 사회의 공동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님을 오늘날에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사회주의는 이를 폐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주의 또한 많은 결함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자본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시정하여, 이 제도를 바른 궤도로 되돌려서 그 권리를 공동선을 위해서 육성하자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폐지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그 운용의 개선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수정자본주의의 논리다. 결국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대체수단으로 나타난 것이고 사회복지주의는 자본주의의 보완수단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주의는 몰락하였고 복지국가들은 위기를 맞고 있다.

수정자본주의는 노사간의 대립이나 실업, 공황, 격심한 빈부의 격차 등 자본주의의 제모순점을 국가의 개입으로 완화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과 영속을 도모하려는 주의 주장을 말한다. 이것은 자유주의의 결점을 수정 보완한다는 점에서 수정자유주의 또는 진보적 자유주의라고 한다.

수정자본주의는 자본과 경영의 분리로 자본을 대중이 소유함으로써 소수지배를 막고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 사회적 책임에 따라 주주, 경영자, 노동자의 협의에 의하여 운영케 함으로써 자본의 소유와 비소유에 따른 계급적 대립이 해소되게 된다고 본다. 또 국가가 적극 개입하여 기업투자를 통제함으로써 자본주의의 모순을 제거하고, 누진세와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사회계층간의 소득을 평준화함으로써 갈등을 없애주고 유효수요를 증대함으로써 불황을 극복하려는 주장이다. 자본주의를 수정한다는 것은 개발과 성장이라는 자본주의의 장점을 살리면서 또한 계층간의 갈등과 소외라고 하는 자본주의의 여러 가지 모순을 없애고자 하는 주장이다. 이렇게 볼 때 사회복지주의도 수정자본주의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정을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 즉, 법이나 제도로 이루어 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 개입의 일환으로 등장한 사회보장이 국민의 권리라고 하는 것은, 모든 국민은 어떠한 경우든 최저한도의 생활(national minimum)을 영위할 재화를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에 대해서 국가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산업혁명 이후부터이다. 봉건사회가 무너지고 근대 산업사회가 대두되면서 야기된 노동문제를 자본주의 경제체제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모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이들 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병리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 또는 제도를 총칭해서 사회정책이라 했다. 그것은 산업혁명 후 노동자들의 빈곤화와 그에 따른 노동운동이 사회문제의 핵심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자유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간의 경쟁에 있어 노동자는 항상 약자의 편에 놓이게 되었고, 노동자들의 빈곤, 질병 등은 언제나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주된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이 오늘날 사회복지정책의 발상이 되었다.

III. 共同體 精神

1. 공동체의 개념 및 의의

행복이란 나 혼자서만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고 남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고 또 기쁨과 슬픔도 함께 나누면서 살아가야 할 운명을 타고나는 것이다. 이것을 공동체라고 한다. 공동체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과 운명을 함께 하는 조직체"라 하였다. 다시 말하면 공동체란 "실제적이고 유기적인 생활체로서 감정이나 충동, 욕망 등이 자연스럽게 또 실제적으로 통일을 이루는 사회"를 말한다. 전통적으로 공동체는 토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개념이다(大塚久雄,李榮熏역,1982;17). 영어로 Community를 우리는 지역사회라고 하지만 이 말 속에는 지역공동체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이러한 공동체를 이루는 사회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나 공동체가 파괴된 사회는 무질서, 온갖 비행과 범죄가 난무하게 된다. 각자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살 뿐, 이웃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볼 때 오늘의 우리 사회는 공동체 의식이 살아져 버렸다.

이와 같이 공동체란 결속과 상호협조, 보다 깊고 보다 튼튼한 상호 이해와 공생의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공동체는 공동의 가치, 공동헌신, 공동사명에 의식적이고도 인격적으로 참여하는 집단인 것이다. 또한 공동체는 개성화요 친교이며, 다양성이요 일치이며, 공동 책임성 안에서의 성장이다. 그것은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이면서 동시에 주체성의 확보인 것이다. 따라서 공동체는 단체나 군중집단과는 다르다. 이것을 비교해 보면 다음 <표>와 같다.

<표> 공동체 단체 군중집단의 비교

 

공   동   체

단       체

군  중  집  단

목     적

보편적이다(인간 삶 전체)

특수하다(특수한 목표)

개별적이다(다양)

기     간

항구적이다

일시적이다(목표 달성
또는 존재이유 사라지면)

일시적·개별적(목표달성
또는 존재이유 사라지면)

구 성 원

다양하다

획일적이다

다양하다

친교의 범위

형제적 사랑
(울타리 없는, 생활전체로)

친함 - 한정된 범위
(일정한 범위 안에서)

무관심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지역사회는 도시나 농어촌을 막론하고 공동체라기 보다 군중집단에 가깝다고 하겠다. 따라서 요즈음의 우리 사회는 도시나 농어촌을 막론하고 현대의 온갖 부조리와 사회악의 현상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는 사람들은 극도의 긴장과 끊임없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경제성장과 비례하여 행복지수는 후퇴하고 있다. 이러한 군중집단과 같은 지역사회를 하나의 지역공동체로 만드는 일이 무엇 보다 시급한 일이다.

2. 공동체의 유형과 특징

공동체는 혈연공동체, 지역공동체, 정신적인 공동체의 세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 혈연공동체는 가족을 말하고, 지역공동체는 촌락 て 마을 동네라는 것이고, 정신적인 공동체란 교회 같은 종교집단을 말한다. 이러한 공동체가 가지는 특징은 ①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며 ② 이를 위해 모든 구성원이 헌신적으로 봉사하며 ③ 공동체 구성원들끼리 서로 사랑으로 일치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동체에서는 재산은 소유권에 상관없이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공유한다. 물품은 평등하게 분배되고, 개인은 부를 축적할 수 없다(Rosabeth M. Kanter, 金 潤역,1983;60). 따라서 공동체는 공산사회이다. 그러나 제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인 공산사회이다. 이러한 공동체의 원형은 가정공동체이다.

공동체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행동 면에서나 감정 면으로 개인이 공동체에 주고자 하는 것과 공동체가 개인에게 기대하는 것이 서로 조정되어야 하고 서로 보강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와 같이 공동체에 있어서 헌신이라는 문제는 매우 큰 중요성을 가진다(김 윤,1983;83). 워싱턴의 미국 국립묘지에 있는 John F. Kennedy 대통령 묘소의 비석에는 "국가가 나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기에 앞서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이것이 바로 헌신이다.

헌신하는 사람은 충성스럽고 몰두하며, 그는 공동체가 자기 자신의 연장(延長)인 동시에 자기가 그 공동체의 연장이라는 소속감을 가진다. 따라서 헌신을 통해 개인과 공동체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로 연결되는 것이다. 또한 개인과 공동체는 서로 주는 것이 있고 받는 것이 있기 때문에 개인은 그 집단에 헌신함으로써 그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을 쾌히 수락하게 된다. 어떤 사람이 헌신하고 있을 때는 그가 하고 싶은 것과 그가 해야 할 일이 동일하며 그런 까닭에 그 자신의 자아실현은 바로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김 윤,1983,84-85).

3. 공동체의 요건

헌신적인 유대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가져야 할 세 가지 요건이 있다. 즉, ① 공동체의 구성원 ② 공동체로서의 응집력 ③ 공동체의 통제력을 말한다. 공동체가 [구성원을 보유]한다는 뜻은 사람들이 기꺼이 공동체 안에 머무르고, 그 공동체를 유지하며, 자기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태도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인재와 돈이 대도시로 집중되고 농어촌은 이농현상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 지역의 주민들은 기회만 있으면 좀 더 좋은 지역으로 이주하려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아끼고 사랑함으로써 좀 도 낳은 환경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공동체의 응집력]이란 공동체 구성원들이 "한데 뭉치는 힘", 서로 끄는 힘을 의미한다. John Gardner는 공동체가 붕괴될 때 그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결과는 파멸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공동체 의미의 체계가 무너져 내릴 때, 신뢰체계가 산산조각 날 때, 가치체계를 유지해 주는 어떠한 것도 남아있지 않을 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것이 되고 만다"고 했다. "이럴 때 사람들은 그것을 의미상실이나 무기력감으로 경험한다. 그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공동체와 그들 자신의 삶에 스스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을 잃고 있다. 그 결과 놀라운 현상은 개인의 책임과 헌신의 감소이다."(이강현,1993;9)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볼 때 우리 사회는 이미 공동체로서의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공동체의 응집력은 우리의 전통사회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한국 전통사회의 두레는 개인적 가족적 이해를 떠나 마을 전체의 사회적 집단적 이익을 추구하여 조직적 감정적으로 의무처럼 공고히 결합된 본질적으로 공동체였다(신용하,1988;438).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와 농어촌에서까지도 이러한 공동체의 응집력을 찾아보기 힘든다. 오늘날 비인간화된 산업사회의 현상에 따라서 기초공동체가 점점 이익이나 관심에 따라 조직되어 나감으로서 기초공동체는 점점 약화되고 이익공동체가 극대화 되어 가는 현상이다. 이에 따라 인관관계는 더욱 갈등과 소외현상으로 나타나고 어떤 조직체의 목표에 따라 인간행동이 통제되어 나간다. 그래서 개인은 자율보다는 의타적 혹은 의존적 또는 타의에 의해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진다(夫聖來 劉判洙,Volunteerism,1987;33).

[공동체의 통제]란 각 구성원이 서슴없이 공동체의 요구에 복종하고 그 가치관과 신념에 동조하며, 그 명령과 지시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를 말한다. 한 공동체에 헌신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얻는 다기 보다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한다. 즉, 희생이 따라야 된다. 희생이란, 공동체에 소속해 있기 위해서 귀중하고 즐겁다고 여겨지는 개인적인 무언가를 단념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력을 개발하고 훈련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대간의 교류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어려서부터 그들의 공동체가 어떻게 기능을 하고 또 계속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유지되어야 하는가 등을 배워야 한다(이강현,1993;41).

IV. 社會福祉의 理念과 共同體 精神

Furniss & Tilton(1979;28)은 복지국가가 지향하는 가치를 평등, 자유, 민주주의, 공동체 의식(solidarity), 안정성, 경제적 효율성을 들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극단적 빈부격차는 구성원들의 공동체 의식을 말살시킨다. 공동체란 [한 성원이 다른 성원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며 일상적으로 생활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놀라움이 없이 서로서로 친숙하게 마주칠 수 있는 잠재적이거나 실질적인 대면 집단]이라 할 수 있다(愼鏞廈,1987;25). 결국, 사회복지의 이상은 공동체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류사회가 지향하는 목표는 공동체요 사회복지는 그 수단이다.

현대 복지국가의 기본이념은 사회적 평등에 기초하고 있다. 근대 시민운동에서 부르짖은 자유, 평등, 우애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가치인 것이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서로 모순되는 두 개념이 공존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애라는 가치개념이 매개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번영과 행복을 위해서 자본주의는 자유를 지상덕목으로 내세우고 사회주의는 평등을 제일 우선순위로 친다. 자본주의의 '자유'에는 '평등'이 자리할 곳이 없고, 사회주의의 '평등'에는 '자유'가 설 자리가 없다. 이렇게 볼 때 자본주의는 차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소외계층이 생기게 되므로 사회불안을 야기시키고 사회주의는 평등을 지향하므로 저성장을 초래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지 못한다. 이것은 구쏘련을 비롯한 공산권의 몰락과 오늘날 북한 사회의 참상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동시에 복지국가도 불평등을 감소시킨다는 의미에 있어서 정도의 문제일 뿐 결코 평등주의적인 것은 아니다. 특히 유럽 복지국가들의 위기론과 소련 공산진영의 몰락사태를 초래했고 세계적인 우경화 현상을 초래했고 자본주의 국가이든 복지국가이든 간에 더욱 평등주의와는 멀어지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인류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딜램마인 것이다.

지금까지 자본주의 진영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사회주의 진영에서는 사회적 평등을 제일 순위로 추구했지만 이것들을 제도라는 수단을 통해 강제에 의존했기 때문에 어느 것도 달성할 수 없었다. 근대 시민사회가 추구하고자 했던 덕목 중에서 우애라는 개념을 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유, 평등, 우애가 동시에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Mishra(남찬섭,1996;92)는 공동체적인 특징을 가진 사회나 집합체는 일정 정도의 연대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이타주의를 표현하는 제도나 실천은 사회의 정상적인 특징의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복지제도는 공동체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원인이기도 하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회통합과 사회통제의 유지는 종교가 담당해 왔다. 가난한 자와 병자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자를 돌보는 것, 부자에게 자선을 권장하고 가난한 형제에 대한 그들의 의무를 상기시키는 것, 구조(救助)를 조직하고 공동체의식을 유지시키는 것, 이 모든 것들은 농업사회에서 종교기관이 수행하던 훌륭한 통합기능이었다(남찬섭,1996;95). 역사적으로는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오늘날 종교의 수도공동체에서 공동체의 전형을 찾을 수 있다. Titmuss는 '사회행정이 통일적인 관심을 갖는 일차적 영역은 통합을 증진시키고 소외를 추방하려는 사회제도들이다'라고 했다. Titmuss의 이러한 정의는 사회통합에 초점을 둔 것이지만 그의 정의에 사회통합으로서의 복지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의 기능주의적 분석은 '공동체' 또는 '연대'의 개념을 복지와 연결시킴으로써 '이타적' 행위의 주요 결과들뿐 아니라 이타적 행위의 중요한 변천에도 주의를 기울이게끔 하고 있다(남찬섭.1996;97). 여기서 우리는 이념이 제도를 통해서 구현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이념은 이를 실현하려는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을 때 달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지는 인간의 한계성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과 운동(movement)이 필요하게 된다.

V. 結 論

인류의 역사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들의 투쟁의 역사라고 한다. 절대적 빈곤의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상대적 빈곤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이것을 제도적으로 해결해 보겠다는 노력은 어쩌면 행복이라는 파랑새를 잡으려는 것과 같은 인류의 영원한 과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류는 그 파랑새를 꼭 잡지는 못한다 해도 그 가까이 접근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것은 수렴이론이다.

자유와 평등의 균형은 50:50의 상호억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100:100의 완전한 성취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제도로서의 정책은 억제에 의한 불완전한 균형은 이룰 수 있을지 몰라도 양자 모두를 완전히 성취하는 조화는 이룰 수 없다. 완전한 조화는 모든 사람들이 완전한 자유의사로 스스로 가진 바를 나눔으로써 평등을 이룰 때 가능해 지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가 과연 가능한가 ? 아니면 하나의 Utopia 일 뿐인가?

복지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 사회복지의 이념은 거시적으로 빈곤을 극복하기 위한 소득재분배정책을 요구하며 미시적으로 스스로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사회복지 서비스 정책을 요구한다. 오늘날 복지국가는 국가재정의 위기와 복지 수혜자들의 인간성 타락이라는 소위 [복지병]을 낳았다. 이러한 두 가지의 복지병은 사회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공동체 구성원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들이 속해 있는 공동체 안에서 그 복지와 번영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일단의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은 책임 있는 공동체 참여를 향한 첫걸음이며 또한 지도력 개발의 첫걸음이다. 그러므로 공동체 구성원 특히, 청소년들에게 공동체에 기여하는 길을 터 주어야 한다(이강현,1993;29). 최근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공동모금운동이나 자원봉사운동과 같은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가 그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결국 사라져 가는 공동체의 회복운동이기도 하다.

###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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