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 위하여 - 부부갈등과 가정병리 (1)
       
 

 
서양인과 동양인의 차이

동양인과 서양인의 정신분석학적 차이점은 익히 발표된 바와 같이 크게 7가지 이상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개인의 자유, 권리, 행복의 추구 그리고 사랑의 심정에 의해 상호 결합을 추구해왔다는 것이 서양의 주요한 특징이다. 곧 서양의 역사는 개인의 자유를 위해서 투쟁을 해온 투쟁의 역사였다. 르네상스시대에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인간중심주의를 주장했으며 프랑스 혁명을 통해 왕의 권위를 부정했다. 그리고 1885년 프로이드의 주장과 같이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마치 투르게네프의『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소설의 내용과 같이 아들은 아버지에게 반항을 했고 그 결과 20세기에는 자유를 위한 투쟁의 결과 부부중심의 사회를 이루었다. 그렇다면 그 투쟁의 역사 속에서 서양사회는 무엇을 얻었는가?

미국의 미네소타대학의 통계에 의하면 1900년 미국의 이혼율은 16 : 1이었고 1950년대는 5 : 1, 60년대는 3 : 1, 70년대는 3 : 1, 80년대에 들어와서는 두 쌍 중에서 1쌍이 이혼하는 수준까지 이혼율은 급격히 상승해왔다. 2000년대에는 정식결혼은 기피하고 시험결혼, 계약결혼이 성행하고, 독신생활이 습성화되었는데 이것은 가정의 붕괴가 극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통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사회는 어떠한가 알아보자. 조상이나 혈족에 대해 존중하는 전통을 가지고 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던 우리민족은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보다도 조상을 숭배하고 족보에 남다른 가치를 두고 있다. 또한 삼강오륜 중 충효(忠孝)에 대한 덕목을 강조하여 고래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심청의 효(孝)와 같이 부모를 위해서 몸을 바치는 효의 정신을 가르쳐 왔다. 이런 사회현상을 보고 세계학회에서는「심청 Syndrome」라는 말로 명명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사회는 이혼율이 미국을 따라갈 정도로 심각해졌다.

이미 일본에서는 늘어만 가는 가정붕괴현상을 막기 위해 가정법원을 일찍부터 운영해왔었고 이것을 유심히 지켜본 박정희 대통령은 1964년에 가정법원을 만들었다. 서소문 삼성 센터 맞은편에 세워진 최초의 가정법원은 다른 민사법원과 다른 운영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보통의 민사법원은 법률에 따라서 법률주의, 당사자주의에 따라 일도 양단의 판결을 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가정법원에서는 찾아오는 이를 판결로 헤어지게 만들기 보다 설사 헤어진다하더라도 상처를 받지 않고 헤어지도록 하는 직권주의를 채택하고, 조사관 제도를 두어서 남에게 못할 얘기도 조사관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재판에 회부되기 전에 조정제도를 갖추는 심리절차를 두었다. 또한 공개적인 재판이 아닌 개인의 비밀을 보호해주는 것이 가정법원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1966년에 정신분석 전문의로 최초로 정신분석 조사관(이사관급)으로 가정법원에 개입하기 시작했고, 1969년부터 2001년 현재까지 조정위원으로 참여중이다. 지난 40여년 간 조정과정과 그 결과 관찰해오던 사람이 본인이다. 수 만 건이나 되어서 설명할 시간이 없으나 이혼과, 결혼, 이혼을 12회나 한 이도 있었다.

조정 초기에는 사건이 없어 잡담이나 하다가 퇴근을 했을 정도인데 지금은 가정법원에 가보면 사건들이 줄을 잇고 3쌍 중 1쌍이 이혼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혼율이 세계 제1위인 미국을 앞지를 정도로 악명이 높은 이혼국도 가능한 한국사회로 변화되었으며 한국과 미국의 이혼 어떤 차이가 있는가?

미국에서는 보통 부부간에 서로 노력해보다가 그래도 헤어져야겠다고 결정이 내려지면 각각 잘 살아보자며 헤어지는데 비해 대개 한국은 헤어지는 과정이 '극심한 상처'를 주는 과정이 되어 상호간에 정신적 타격을 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실례로 이혼의 위기까지 다다른 어떤 대령의 부인은 처음 두 사람이 만날 당시의 직위인 중위로 남편을 강등시켜놓고서야 이혼을 하겠다는 고집을 부리는 일도 있었고 모 부장 검사부인은 '투서'를 보내 남편이 검사 복을 벗게 하고서야 헤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한국의 상황을 보면 이혼율은 미국과 비슷할지 몰라도 서로를 존중하며 헤어지는 이혼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이혼은 그들 주변인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사실이다. 부부는 이혼을 하고 자녀들은 가출을 하거나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끌려오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못 견뎌 병에 걸리기도 한다. 그들의 부모들은 자식의 이혼을 보면서 평생 가슴에 못을 박히는 심리적 상처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거나 사업에 문제가 생기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을 괴로움에 휩싸이게 하고 가정까지 붕괴시키는 이혼이 현 한국사회에서 더욱 상승할 것으로 추측되는데 누구하나 경고하는 이도 없다. 이것은 국민 정신건강상 매우 유해로운 현상으로 IMF라는 경제적 위험신호와 더불어 복병처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TV드라마는 이혼을 조장하는 듯한 분위기의 내용을 내어보내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든다.

물론 서양 사회의 장점을 닮는 것은 좋으나 더 심각해지는 사회병리현상이 따라오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는 가정법원에서 오랜 기간 한국의 부부갈등을 관찰, 면접, 조정한 근거와 정신과 의사로서 한국인을 치료하였고 또 한국사회병리연구소를 통해서 한국의 병리현상을 과학적으로 관찰해왔던바 이것을 토대로 정신분석적, 심층심리학적으로 관찰한 근거에 따라서 한국사회에 부부갈등이 악성화 되는 원인을 살펴보겠다.

ⅰ) 급격한 근대화

먼저 급격한 근대화, 산업화(1960∼1970s)로 인해서 한국가정이 붕괴되었다고 지적할 수 있다.「근대화」는 박대통령의 항문기적인 성격적 특징으로 인해서 혁명을 한 이상 민중의 가난의 恨을 풀어주어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된 것이다. 공장을 곳곳에 지으면서 농촌에서 서울로, 도시로 인구가 이동되어 근대화이전에는 농촌과 도시의 인구비율이 9 : 1이지만 지금은 1 : 9로 역전이 되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기존의 대가족제도(Extended Family System)가 도시로 인구가 이동해오면서 핵가족제도(Nuclear Family System)로 변화되었고 주로 아파트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이런 변화로 인해서 간섭하는 어른들은 없어졌지만 일상생활 중에 부딪치는 모든 스트레스를 부부가 해결해야만 했다. 농촌생활에서는 못 느끼던 심리적 스트레스의 직격탄이 경험도 부족한 이들에게 떨어지니 서로들 어찌해야 될 지도 모르고 '화'만 나니 결국 싸우게 되었던 것이다.

근대화로 인해서 생긴 부부갈등의 두 번째 원인은 물질주의(Fetishism)의 팽배이다. 페티시즘이란 모든 가치가 물질에 있다고 여기는 물신론(物神論)으로 프로이드가 여성의 신체 일부에 모든 가치를 두는 것을 일컬었으나 이것을 빌려 막스는 자본가가 돈에 중독되어 있다고 인용했다.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무조건 잘 살아보겠다는 근대화의 영향으로 부부간에도 측은지심이나 사양지심 같은 덕의 마음보다는 모든 초점이 돈을 얼마나 벌어오나에 집중되어서 남편이 돈을 적게 벌어오면 남편까지 우습게 보는 왜소증(Micropsia)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경제적 능력이 적은 남편이 집에 들어오든 말든 관심도 없고 문도 안 열어주는 등 남편을 홀대하게 된 것이다.

세 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근대화의 부작용은 상품광고의 범람으로 소비자의 소비욕구가 급상승했다는 것이다. 1인당 GNP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상품의 생산량도 증가하게 되자 그 소비량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자극적인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소비자의 소비욕구는 수입의 5배 이상으로 증대되었고 이런 조건반사로 인해 무리하게 돈을 벌려는 심리가 생겨나 부정부패현상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근대화시기동안에 한국남성들은 일에 묻혀 지냈고 그로 인해 리비도가 감퇴되었다. 주부들은 가전제품의 발달과 보급으로 노동량이 줄어들어 리비도가 증가하게 되었고 그 결과 성의 부조화가 이뤄졌다. 이런 근대화의 네 가지 요소로 인해서 한국의 가정 붕괴가 심화되어 갔다고 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 인명경시의 사회병리
- 정신분석학의 응용(788)
- 한국사회병리와 노동의 문제
- 부부갈등과 가정병리
- 가정법원 조정위원회의 역할
- 한국병이란 무엇인가?
- 이천년 한해의 회고
- 과소비 사회의 파괴충동
- '대충대충병'과 '빨리빨리병'
- 장래찬씨 자살과 한국사회①
- 장래찬씨 자살과 한국사회②
- 성숙한 사회건설을 위하여
- 한국인의 자아관①
- 한국인의 자아관②
- 한국사회의 돈중독증
- 한국전의 기원(767회)
- 공동체정신 함양
- 기회주의의 극복
- 한국의 종교병리
- 공동체의식의 도덕정신
- 21세기의 방송인
- 황희의 정신분석
- 인류문명의 위기
- 체제위기 증후군
- 한국정당의 비극
- 세대교체의 사회병리
- 恨의 자폐증상 변증법으로(1)
- 恨의 자폐증상 변증법으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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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관상,사주,점을 믿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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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병리연구소 부설 - http://www.healthymind21.com
건 강 가 정    아 카 데 미 - http://www.healthyhom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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